Ecce Homo :: 외시경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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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교

Ecce Homo

by 두용이 2021.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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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onio Ciseri [Ecce Homo]

십자가 위에서 만난 하느님의 얼굴은

'보기 싫은 얼굴'이다.

이는 일찍이 예언된 모습이었다.

"그에게는 우리가 우러러볼 만한 풍채도 위엄도 없었으며

우리가 바랄만한 모습도 없었다."

(이사 53,2)

그의 외모는 진실로 흉한 꼴이 되어,

아무도 그를 쳐다보고자 하지 않았다.

빌라도는 그를 사람들 앞에 세우고 이렇게 말했다.

"이 사람을 보라!"

(요한 12,5 직역, Ecce Homo!)

 

여기서 역설이 나온다.

하느님은 아름다움으로 다가오지 않고,

보기 흉함으로 다가왔다.

더구나 이렇게 보기 흉한 것이

우리를 진리에로 이끌어 주는지 의문이 생기게 한다.

 

그렇지만 여기에 앞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우리는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

성경은 아름다움으로 말미암아 겪었던 '죄에로의 타락'

창세기에서 보여주었다.

하와는 그 나무가 먹음직스러울 정도로

'소담스러웠고' 또는 '탐스러웠다.'

하와가 경험한 것처럼 '아름다움'은 하와에게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를 일으켰다.

거짓된 아름다움은 유혹이다.

 

그러나 진리의 아름다움은

상처, 고통, 죽음의 비밀까지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이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볼 수 있다.

이것은 분명 역설적이다.

 

사람들은 거짓, 혐오스러움, 천박스러움이

사실은 '진리'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군중은 외쳤다.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그러나 진실로 볼품없는 얼굴에 그 진심이,

그 궁극적인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이것이 '끝까지' 하는 사랑이며,

거짓과 폭력보다 훨씬 더 강함을 보여주었다.

 

그리스도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우리는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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