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브게니 프리고진 프로필 (바그너그룹) :: 외시경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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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브게니 프리고진 프로필 (바그너그룹)

by 두용이 2023.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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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브게니 프리고진 프로필 (바그너그룹)

바그너 그룹 설립자
예브게니 빅토로비치 프리고진
Евгений Викторович Пригожин
Yevgeny Viktorovich Prigozhin
출생 1961년 6월 1일 (62세)
소련 러시아 SFSR 레닌그라드(現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적 러시아
현직 바그너 그룹 대표
직업 기업인
부모 어머니 비올레타 프리고지나
배우자 류보프 발렌티노브나 프리고지나
자녀 장남 파벨 프리고진
장녀 폴리나 프리고진
종교 무종교
상훈 러시아 연방 영웅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영웅
루간스크 인민공화국 영웅
조국공헌훈장 1급
조국공헌훈장 2급
조국공헌훈장 4급
"상트페테르부르크 300주년의 기억" 메달
약력 뉴 아일랜드 대표
콘코르드 관리 및 컨설팅 회사 소유주
바그너 그룹 설립자 겸 대표
별명 푸틴의 요리사, 푸틴의 더러운 칼

 

 

 

러시아의 기업인으로 민간군사기업이자 사실상 블라디미르 푸틴의 용병인 바그너 그룹의 설립자다. 푸틴의 최측근으로 러시아와 관련된 수많은 국제 분쟁에 직접 개입하여 전쟁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2023년 현재 미국에서는 공개 수배자이며, EU에서는 경제제재 목록에 올려놓고 있다.

 

서술했듯 친 푸틴 인사였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무기 수급등 여러 면에서 러시아 국방부와 마찰을 벌이다 2023624일 러시아 정부에 대한 쿠데타를 일으켜 푸틴과 정면대결을 하게 되었다.

 

생애

프리고진은 1961년에 푸틴의 고향이기도 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다. 친부는 유대인 혈통을 지니고 있었고, 계부도 유대인이다.

 

유년 시절 크로스컨트리 스키 챔피언을 꿈꿨고, 양아버지로부터 체육훈련도 받으면서 체육 기숙학교에도 다녔지만 운동선수로서의 경력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18세 때인 1979년에 절도를 저지르다가 구속되었고 집행유예 2년형을 받고 풀려나지만 정신을 못차리고 절도, 사기, 미성년자 매춘알선을 비롯한 갖가지 범죄를 저지르고 다녔다. 결국 다시 구속되어 198113년형을 선고받고 감옥에서 7년간 복역하였다. 살인과 폭행같은 강력범죄가 아닌 잡범죄만으로도 10년 이상의 형량을 받았을 정도로 죄질이 나빴다.

 

1988년에 사면을 받아 출소했지만 무일푼이었던 그는 가족들과 같이 노점에서 핫도그 장사를 시작했고 장사가 잘되면서 돈을 많이 벌기 시작했다. 러시아 주요 지역에 지점을 낼 정도로 핫도그 장사는 번창했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요식업으로 성공가도를 이어나가면서 올리가르히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1996년에 프리고진은 '콩코드 케이터링'이란 회사를 세우고 모스크바 등지에 고급 레스토랑을 열었으며, 이어서 1998년부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선상 레스토랑 '뉴 아일랜드'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한때 놀랍게도 직접 동화를 집필하고 삽화를 그리는 작가 활동도 했었다. 인물평과 별개로 삽화는 상당한 실력이다. 소인 왕국을 통치하는 왕이 마법의 힘을 통해 몸집을 키우다가 끝내 그의 몸집이 매우 거대해지는 바람에 더 이상 왕국을 통치할 수 없게 되어 뒤늦게 후회하는 내용이다. 동화의 내용만 보면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는 교훈적인 내용이지만 막상 본인은 이를 실천하지 않았다는 게 포인트.

 

푸틴이 대통령에 오른 후 2001, 당시 프랑스 대통령 자크 시라크와 '뉴 아일랜드'를 찾았을 때 프리고진을 만났고, 이후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 2002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도 프리고진의 식당을 찾았다. 2003년부터 프리고진은 푸틴의 생일과 크렘린궁 연회 음식의 케이터링도 맡아 그에게 '푸틴의 요리사'란 별명이 붙기 시작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2010년부터 러시아의 학교와 군대 급식 공급 계약을 따냈고, 이를 위한 식품 공장의 개장식에 푸틴이 직접 방문했을 정도로 힘을 실어줬다. 바로 이듬해인 2011년 그의 회사가 방부제가 든 가공식품을 학교 급식으로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학부모들이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지만, 푸틴을 등에 업은 그에게 타격은 없었다. 오히려 2012년 프리고진은 2년에 16억 달러(19800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러시아 병영식의 90% 이상을 공급하는 특혜를 받았다. 러시아 비영리 단체 반부패 재단은 그의 회사가 정부 기관에 음식을 납품하며 손에 넣은 계약금만 최소 31억 달러(38300억원)에 달한다고 폭로했다.

 

이외에도 프리고진의 회사는 시리아의 유전(油田)을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로부터 지키는 대가로 석유 수익과 아프리카에서 채굴권을 받는 등 분쟁지역에서도 각종 이권을 챙겨왔다고 알려졌다. 뉴욕타임즈(NYT)2018년 기준 그의 재산은 공개된 것만 2억 달러(2480억원)이지만 실제로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의 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족이 소유한 전용 제트기와 호화 요트 등을 공개하면서 러시아 재벌 특유의 모습을 공개했다.

 

프리고진은 전형적인 권력 비호형 올리가르히 수준을 보였다. 그가 본격적으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악명을 떨치게 된 계기는 2014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 설립이다.

 

인터넷 연구소 운영

프리고진은 2013년부터 인터넷 연구소라는 가짜 계정을 이용한 여론 조작 회사를 운영하여 시리아 아사드 정권 옹호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여론 작업에도 개입하였다. 2022114, 과거 미국 선거에 개입했단 사실을 인정하면서 미국 대선과 중간선거에도 프리고진과 연결된 조직이 극우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들을 비방한 것을 사실상 공표한 것과 다름이 없게 되었다. 프리고진은 자신의 요식업체 콩코드의 프콘탁테 계정에 올린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는 미국 선거에 개입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미국에 대한 선전포고나 마찬가지이다.

 

프리고진은 신중하고 정확하게 수술하듯, 우리만의 방식으로 개입해 왔다면서 정밀한 작전 기간에 신장과 간을 동시에 제거할 것이라고도 말했는데 사실상 미-러 외교전에 직접 나선 것이나 다름없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전시 국방장관을 공개 비난하는 프리고진이 대미 선전전에 나선 것은 권좌에 대한 야심을 드러냈다고 봐도 무방하다. 미국 언론은 민주주의 선거의 신뢰를 흔드는 행위라고 분석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며, 놀랍지도 않다고 말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프리고진이 관련된 단체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건 널리 알려져 있고 문서화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중간선거 전날, 러시아가 '그간 미국 선거에 개입하는데 성공해왔다'며 과거의 선거 결과를 날조하려는 것 또한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반응했다.

 

선거개입의 핵심이라고 의심되던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불법 용병조직 개입과 전과자 참전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던 와중에 선거 개입까지 인정함으로써 러시아는 국제사회에서 더욱 곤경에 빠질 수 있다. 프리고진 개인의 야망을 위해서 파장을 일으켰지만, 러시아는 미국 선거에 실제로 개입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기 때문. 이로 인하여 바그너 그룹의 전쟁범죄와 별개로 프리고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바그너 그룹 설립

프리고진이 드미트리 우트킨과 함께 설립한 바그너 그룹은 아돌프 히틀러가 좋아했던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에서 따왔다고 알려졌는데 러시아와 바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친나치 타도"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사실에서 이미 위선적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러시아 특수부대 출신을 주축으로 구성된 용병조직, 바그너 그룹은 크림반도 강제 병합 당시 러시아군을, 돈바스에선 친러 세력을 돕는 등 초기부터 세력을 확대했다. 이후에는 시리아-리비아 내전을 비롯해 수단, 말리, 콩고민주공화국, 모잠비크, 마다가스카르 등에서 내전과 분쟁에 개입해 러시아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득을 챙겼다고 뉴스위크는 보도했다. 결국 러시아는 용병부대로 외교적 책임을 피하고, 프리고진은 사업적 이익을 취하는 피의 파트너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분쟁지역에서 바그너 그룹은 학살, 고문 등의 잔혹 행위를 끊임없이 저질러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아왔다. "바그너 용병의 10~15%는 단지 사람을 해치고 싶어서 그곳에 들어갔다"는 러시아 탐사보도 매체의 폭로도 있을 정도로 전과자들의 비중도 적지 않다고 알려졌다. 서방 정보당국은 프리고진이 일명 '트롤 팩토리'(댓글 부대)도 운영하면서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배 명단에 올렸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미국과 유럽연합은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제재 명단에 올리기도 했다.

 

WP에 따르면 그는 크렘린궁의 공식 직함이 없지만 스스로를 '대통령 행정 고문'이라고 칭했고, 그가 이런 일들을 통해 러시아의 과두 정치인으로 부상했다고 평했다. NYT"프리고진은 '차르'의 비호로 부와 특권을 거머쥔 대가로 푸틴을 위한 '어두운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이 전쟁의 책임을 부인하고, 국내 여론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바그너 그룹, PMC 용병부대를 적극 활용한다고 알려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초기부터 배치된 바그너 그룹은 잔혹함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특히 20224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에서 자행된 대규모 민간인 학살 주범이 바그너 그룹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러시아 정부가 대놓고 교도소 재소자를 대상으로 바그너 그룹에 6개월간 복무하면 석방해주겠다는 광고를 할 정도로 전쟁터의 인간 사냥꾼을 모집하는 막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교도소에서 범죄자들을 상대로 모병에 나선 프리고진으로 보이는 인물의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20224월 영국 의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바그너 용병의 수는 알려진 것보다 많은 8000명으로 보이며 이 가운데 3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었다. 이 그룹의 용병 수가 1~15000명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할 때 50~80%가 전장에 배치되었고, 20~30%가 전사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패전이 반복되면서 바그너 그룹이 주력부대를 이끌거나, 프리고진이 공개적으로 군지휘부를 비난하는 등 공식직함이 없는 인물과 단체가 군체계를 전복하는 자멸을 보였다.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 동부 솔레다르를 바그너 용병들이 점령했다고 주장하면서 공개적으로 러시아 정규군 비판에 나섰다. 그는 우리가 내부 관료주의와 부패를 정복하면 우크라이나와 나토(NATO)를 물리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일개 용병조직의 수장 따위가 할 수 없는 아군 공격에 열을 올렸다. 오죽하면 CNN프리고진이 겨냥한 타겟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라고 분석했을 정도.

 

심지어 NYT프리고진이 국방장관이 되려고 한다고 진단했고, 프리고진이 러시아 민족주의 성향의 새 정당을 창당할 수 있다는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2024년 러시아 대선에서 푸틴을 대신해 출마해 대통령을 노릴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고 외신은 경계하고 있다(2023년에 대통령출마 선언을 정말로 하기는 했는데,그게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에 나가겠다는 애기였다!!). 전과자 출신 용병 수장이 러시아 국방장관, 대통령에 오를 수 있다는 막장 시나리오가 진지하게 논의되는 이유는 그만큼 푸틴이 프리고진을 크렘린 내각보다 앞세우는 믿을 수 없는 전시행정을 보이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2023121, 프리고진은 미국에 공개 항의까지 나서면서 막장극을 벌였는데, 일개 용병단체 수장이 미국 백악관을 향해 반격한 꼴이었다. 바그너 그룹이 직접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공급받은 사실로 미국의 추가 제재 대상에 오르자, 백악관에 반박하는 취지의 공개 서한을 보낸 것이다. 북한 무기 거래 사진을 공개한 존 커비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가 대체 뭐냐고 되물었다.

 

서방 정보기관 분석에 의하면 우크라이나 전장에 배치된 전체 러시아군의 병력 중 바그너 용병이 약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반 군사조직보다 월등한 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알려진다. 사실상 바그너 그룹이 러시아 정규군을 이끌고 있는 양상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생 이후 러시아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고작 민간군사기업이었던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의 강력한 군벌로 성장했고, 러시아군 내부에서도 바그너 그룹을 지지하는 세력이 있다고 한다.

 

바그너 그룹에서 도망친 폭로자의 말에 의하면 프리고진의 말이 곧 법이며, 그를 거역한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아예 예브게니 프리고진, 드미트리 우트킨 이 둘을 악마라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바흐무트 전투에 쓰일 포탄과 탄약을 지원해달라고 러시아군과 정부에게 계속 요청하고 있다. 러시아 국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부정적 언급이 금기시되는 가운데, 러시아군(정규군)의 무능을 부각하려는 취지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용감하게 싸웠다', '미국인 전사자에게 성조기와 함께 예우를 해주겠다' 등의 발언도 하였다.

 

관련 보도

  • 2023년 2월 11일,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이상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 2월 21일, 프리고진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등 군수뇌부가 바그너 그룹을 와해시키려 한다고 비난했다.
  • 3월 3일, 프리고진은 바흐무트를 실질적으로 포위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 3월 25일, “전쟁 나갔던 죄수 5000명 사면됐다”라면서 복귀 후 재범률도 낮다는 발언으로 죄수들의 용병 차출을 옹호했다.
  • 5월 4일, 5월 10일에 바그너 그룹 대원들이 바흐무트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 5월 14일, 우크라이나군 측 총정보국 국장 키릴로 부다노우와 아프리카에서 접선중이라고 프리고진 본인이 직접 밝혔다.
  • 5월 29일, 푸틴을 포함한 러시아 수뇌부를 계속 비판하는 프리고진에 "약속된 보상 못 받은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 5월 31일, 모스크바가 무인기 공습을 받자 프리고진은 "뭐했나"라면서 푸틴을 직격하기에 이르렀다.
  • 6월 5일, 프리고진은 "바흐무트 일부 지역 우크라이나에 내줬다"고 인정하면서 최전방의 교전상황을 전했다.
  • 6월 11일, 러시아 국방부에 대한 비난을 이어가던 프리고진은 더 이상 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바그너그룹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어떠한 계약도 체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 6월 24일, 러시아 당국이 23일(현지시간) 자국 국방부와 갈등을 빚어온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군사반란 위협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고 AP 통신, 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정치적 야심과 러시아 관료들의 경계

베일에 싸여있던 프리고진이 군 지휘부를 비난하고, 바그너 그룹의 승전을 공개하는 등 전면에 나선 것은 2022년부터로 외신은 크렘린에 입성하려는 전조로 분석하고 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프리고진이 2022년부터 언론 노출이 잦아지면서 정치적 야망을 대외에 드러내자 20232, 러시아 고위 관료들이 공보 책임자들에게 "프리고진과 바그너 그룹을 지나치게 홍보하지 말라"는 이례적인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그와 그동안 그와 대립각을 세운 국방부, 군 지도부뿐만 아니라 크렘린궁까지 프리고진의 정치적 부상을 견제하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듯하다. 이러한 크렘린의 움직임은 푸틴의 재가 없이 불가능한 것이다. 이미 프리고진의 잦은 도발이 서방의 명분만 주고 전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러시아 내부에서도 지적되고 있다고 한다. 다만 프리고진 자신의 선전전은 러시아 시민을 대상으로 한 체급 올리기와 인지도 상승을 목적으로 철저히 계산된 행동으로 보인다.

 

20232, 프리고진이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지 2주 만에 크렘린궁은 게라시모프를 우크라이나 전쟁 총사령관으로 임명하는 국방부 인사를 승인하기도 했으며, 동시에 프리고진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전임 세르게이 수로비킨 총사령관을 부사령관으로 강등시켰다. 이러한 군 지휘부 변동은 프리고진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던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그의 영향력을 거세하려는 모스크바 권부의 의도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바그너 그룹에 대한 무기, 식량, 의료 등 물자, 항공기 지원을 줄여 그냥 전쟁터에 방치를 하는 등 프리고진의 바그너 그룹에 전력과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프리고진은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음성 메시지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통합사령관이 용병들을 착취하고 용병조직을 와해하려 한다고 비난하면서 "바그너 그룹을 파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반역죄로 처벌할 만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모스크바 정치권과 크렘린궁은 프리고진에 대해 "예측하기 힘든 인물"로 이미 푸틴에 부정적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철권 정치의 푸틴으로서도 러시아 지배세력의 집단 반발을 사는 프리고진에 군사적 이용가치를 넘어서 정치적 역할을 맡기는 도박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러시아 내외의 예측이다. 실제로 푸틴은 2023221일의 국정연설 자리에서 각료들에게 "부처 간의 어떠한 반목, 형식주의, 오해, 다른 터무니없는 일들을 없애야 한다. 이를 특히 강조하고 싶다"고 지적해 프리고진을 둘러싼 갈등을 인식한 것이라는 분석을 낳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프리고진의 비난이 수위를 높이는데에 대해 이는 권력 다툼에서 밀려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 역시 "푸틴에게 닿기 위한 프리고진의 '절망의 몸짓'이라는 러시아 정치분석가의 평가를 보도하는 등 개전 1주년 국정연설 자리에서 배제된 프리고진의 위상이 서방 언론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실제로 러시아 군사평론가 이고르 기르킨은 20236월 이후로 정치적 싸움에서 지고 있다는 분석을 했다.

 

결국 프리고진은 쿠데타를 일으키게 된다.

 

바그너 그룹 무장 쿠데타

2023624일 러시아 국방부 등 정규 군사조직과 갈등을 빚던 그는 돌연 쿠데타를 일으켰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가 바그너 그룹의 용병 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해 2000명의 용병이 사망했다고 주장하면서 "우리 젊은이들을 파괴하고 수만 명의 러시아 군인의 생명을 앗아간 사람들은 처벌을 받을 것"이라며 본인은 "쿠데타가 아니라 정의의 행진"이라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쿠데타를 일으켰다. 프리고진은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음성 메시지에서 바그너 용병들이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에 진입했다며 그들에게 방해가 되는 누구든 파괴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우리는 끝까지 갈 준비가 됐다"며 러시아 군부와 맞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실제 로이터 통신, AP통신, AFP 통신 등 외신은 바그너 그룹이 총구를 돌려 러시아로 진격하는 것에 대하여 "무장 반란"으로 표현하고 있다.

 

러시아는 프리고진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그를 반역죄 혐의로 체포 명령을 내렸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관련 조사를 시작했다며 용병들에게 프리고진의 체포를 촉구했고, 크렘린궁은 "러시아 검찰이 푸틴에 무장반란 시도에 대한 수사개시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고르 크라스노프 검찰총장은 같은 날 군사반란 혐의로 형사입건했다고 밝혔다.

 

무장 반란을 일으킨 프리고진은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 군 본부를 장악했다"고 밝혔다. 외신 속보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공개한 영상에서 "우리는 군 본부 안에 있으며 현재 시각 오전 730"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오지 않으면 로스토프나도누를 봉쇄하고 모스크바로 진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과 러시아 입장에서는 전시 중에 최악의 상황을 직면한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보낸 자객이 모스크바를 향해 진격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어 전장의 사기 문제 뿐 아니라 당장 전선의 부대를 쿠데타 방어를 위해 후방으로 재배치해야 할 상황을 맞이했다. 중무장한 25천명의 바그너 그룹 용병단으로 내전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사실상 프리고진이 군 일부 세력의 지지도 얻기 힘들어 오판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NSC도 러시아 상황에 주시하고 있으며 동맹·협력국과 협의하고 있는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세계 각국이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 러시아의 거대 변수는 궁지에 몰린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전술핵 사용 등 또 다른 오판 내지는 초대형 변수를 초래하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국방부는 "바그너그룹, 모스크바 향해 북쪽으로 진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프리고진은 쿠데타 수준으로 수도를 향한 진격전을 펼치고 있으며, 러시아 내 군경의 반격과 전투도 크게 벌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기타

  • 쿠데타 전에도 우크라이나 전선에도 직접 나타나 바그너 그룹의 전투 성과를 선전하거나, 러시아 군 당국의 전황을 대놓고 질타하는 등 국가 정부체계를 완전히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 하지만 푸틴과 달리 전장을 자주 들락날락해서 그런지 전황에 대한 분석은 크렘린에 비하면 매우 제대로 하고 있다. 서방세계는 푸틴보다 프리고진의 전장상황 중계가 더 정확하다고 간주할 정도.
  • 서방 언론에서 프리고진의 일거수 일투족을 자주 다루는 것은 러시아 푸틴의 실정에 대한 가장 명백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일종의 프로파간다로 푸틴의 비정상적 통치를 보여주기에 최고의 소재가 프리고진임은 당연하다. 전과자, 식당주인, 용병 사업가 등 프리고진의 프로필은 서방 언론에게 좋은 아이템이다.
  • 2023년 2월 6일, 리아 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동영상에서 직접 Su-24 공격기 조종석에 탑승해 활주로를 이동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만일 당신(젤렌스키)이 원한다면 하늘에서 (전투기끼리) 만나자"면서 도발했다. 이처럼 푸틴 최측근의 전쟁놀이가 점점 더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 프리고진이 운영하는 음식공급업체 콩코드 케이터링에서 근무했던 한 직원(40)은 소사이어티에 프리고진이 요리에 들어간 토마토가 신선하지 않다는 고객의 불만을 듣자 요리사를 지하실로 끌고 가 마구 폭행하는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프리고진에게 무차별적으로 얻어맞은 요리사는 두 달간 입원해야 했다고 한다. 현재 국외 망명 중인 이 직원은 또 음식을 훔쳤다는 의심을 받던 비정규직 직원들이 숲으로 끌려가 맞는 것도 봤다고 덧붙였다.
  • 러시아에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미하일 폽코프는 최근 러시아 국영TV와 옥중 인터뷰를 통해 바그너 그룹의 용병이 되고 싶다고 밝히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해 사면받는 것이 죄수들의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여성 80여명을 강간·살해한 뒤 감옥에서 복역 중인 연쇄 살인범이다.
  • 로이터 통신,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Grey Zone)에 예브게니 누진(55)이라고 밝힌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잡힌 후 풀려난 용병이 오함마에 맞아 처형당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올라왔다. 누진은 바그너 용병으로 참전했으나 우크라이나 편으로 전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살인죄로 24년간 복역하던 죄수였다.
  • 격전지인 바흐무트의 최전선에 자주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전 솔레다르 전투 때도 그렇고 바그너의 여러 전투지역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직접 나서서 전선 시찰과 전황 파악, 바그너 그룹의 흥보 등에 적극적이다.
  • 바그너 대원들의 시체 앞에서 세르게이 쇼이구와 발레리 게라시모프를 까는 영상이 서양권 커뮤니티 사이에서 밈이 되었다. 기존에 이미 밈으로 쓰이던 Soyboy 템플릿에 너무나도 잘 들어맞는 포즈와 표정/찰진 쌍욕과 발성 쑈이꾸! 꼐라씨모프!! 때문에…일본의 올 닛폰 뉴스 네트워크에서 이를 일본어 더빙했는데 굉장히 매칭이 잘 된다는 호평이 일고 있다. 
  • 2023년 바그너 그룹 무장 쿠데타가 벌어지자 대한민국 인터넷에서는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화도 회군이고, 프리고진은 러(시아)성계 또는 프성계라는 등의 밈이 생기고 있다. 그리고 그가 범죄자, 동화작가, 요리사, 용병단체 설립자라는 이력이 특이하고 개연성이 없어서 그런지 웹소설에서 이런 전개로 갔다가는 독자들에게 비판받은 게 뻔하다는 말이 나왔다.
  • 일부 사이트에서는 이번 쿠데타 사건을 콜 오브 듀티 4의 국수주의파가 일으킨 러시아 내전을 떠올리게 한다며 그를 현실판 자카에프라고 부르기도 했다.
  • 요식업 경력이 있다는 점 때문에 백종원에 비유되기도 한다. 참고로 백종원은 포병 장교 출신이다.
  • 정규군의 막장 행보로 인해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메탈슬러그 시리즈의 모덴군의 장군 도널드 모덴과도 엮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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