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앞둔 대학 대면수업 재개 (원룸 자취 하숙)
고물가 속에 3월 개강을 앞둔 대학가 원룸의 월세까지 치솟으면서 대학생들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 주요 대학가 원룸(전용면적 33㎡ 이하) 월세 평균은 전년 동월보다 고려대 주변이 7만원, 서울대 주변 6만 6000원, 연세대 주변은 7만 2000원 등 올랐다. 보통 월세가 50만원 언저리였던걸 고려하면, 대부분 10% 이상 오른 셈이다. 학생들의 체감은 더 크다. 김씨는 “원래 보증금 1000에 월세 50이 신촌 ‘국룰(국민 룰)’ 이었는데, 친구들이 이젠 1000에 60을 ‘국룰’로 부른다”고 말했다.
월세가 뛰자 울며 겨자 먹기로 거처를 옮기는 학생들이 많다.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는 고려대생 이예림(26)씨는 최근 학교에서 더 멀고 더 작은 방으로 옮기기로 했다. 지난달 집주인으로부터 51만원이던 월세를 57만원으로 올려달라는 연락을 받아서다. 이씨는 “비슷한 조건의 원룸도 어차피 다 올랐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몸은 힘들어도 돈을 아낄 수 있는 45만 원대 원룸으로 눈높이를 낮췄다”고 말했다. 월세 부담에 휴학을 택하는 사례도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대학을 다니는 A씨는 “기숙사는 다 떨어졌고, 비싸진 보증금과 월세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 하는 수 없이 휴학한다”고 말했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수도권 대학의 지난해 평균 기숙사 수용률은 18.3%로, 비수도권 평균인 27.7%에 크게 못 미친다. 지방 출신 대학생들을 뽑는 재경 기숙사, 공공 지원 기숙사 등이 대안이지만 선발 인원이 너무 적거나 학교와 너무 멀어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다. 게다가 공공 기숙사마저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A씨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운영하는 공공 지원 기숙사도 2년 만에 20%가 올랐더라”라며 “요즘 들어 ‘서울에서 태어났더라면’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했다.
대학가 월세가 폭등한 배경에는 금리 인상과 대면 수업 재개로 인한 수요 증가가 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건축비가 올라 신축이 줄다 보니 공급이 달린다”며 “반면 금리가 뛰면서 전세 대신 월세로 몰리는 데다, 대면 수업이 늘면서 코로나로 빠졌던 학생들도 돌아오고 있어 수요는 느는데 방은 부족하다 보니 (월세) 5만원씩은 쉽게 올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