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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꺽이지 않는 마음, 중꺽마 출처

by 두용이 2022.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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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꺽이지 않는 마음, 중꺽마 출처

RGE전 패배는 괜찮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밈화 과정

문구의 탄생

2022년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1라운드 로그전에서 패배 후,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데프트는 패배에 대한 감상을 질문 받자

 

"오늘 지긴 했지만... 저희끼리만 안 무너지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라고 답변했는데, 이 인터뷰를 했던 쿠키뉴스의 문대찬 기자가 해당 인터뷰 영상의 제목을 다음과 같이 지었다.

 

DRX 데프트 "로그전 패배 괜찮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즉 데프트 본인은 당시 인터뷰에서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표현을 한 적이 없다. 허나 문대찬 기자가 인터뷰 내용을 짧게 요약하는 과정에서 '꺾이지 않는 마음' 이라는 문구가 탄생하게 된 것.

 

이후 DRX'꺾이지 않는 마음'에 걸맞는 역전 드라마를 써내려가며 뒤늦게 해당 문장이 리그 오브 레전드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다른 분야로까지 급속도로 퍼지게 되었다.

 

DRX의 미라클 런

상술했듯 이 문구의 유행에는 발언 당사자인 데프트와 그의 팀 DRX의 미라클 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DRX2022년 내내 기복이 심한 모습으로 스프링 5, 서머 6위로 마무리 후 선발전에서 표식의 저점으로 식스맨인 주한이 등판하며 선발전을 가까스로 통과하는 등 롤드컵 시작 전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룹 스테이지에서 첫 매치인 로그전에서 패배로 시작하며 그룹 스테이지 통과에 적신호가 켜지는 듯 했다. 더군다나 다음 상대는 1시드보다 더 강하다는 평가마저 받았던 TES였기 때문이였다. 그러나 로그전 패배 이후 DRX는 저 멘트가 나온 TES전을 사전 예상 열세를 비웃듯 완벽하게 제압하고, 그 기세로 DRX는 타이브레이커 포함 최종성적 52패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이후 8강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EDG를 리버스 스윕으로 꺾고, 4강에서 LCK 1시드이자 월즈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던 Gen.G까지 잡아내더니 결국 마지막엔 T1'불사대마왕(the Unkillable Demon King)'이라 불리는 페이커를 '꺾이지 않는 마음(the Unbreakable heart)'으로 제압하며 모든 사전 예상 열세를 뒤집고 롤드컵까지 우승하였다.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왔으며, 아무도 이기리라 예상치 못한 팀들을 차근차근 잡아내며 롤드컵 우승까지 하는 기적의 행보를 DRX가 보여준 것이다. 이 미라클 런이 팬들의 가슴을 울리며 해당 대사도 같이 스포츠의 언더독 신화를 상징하는 낭만적인 대사로 자리 잡게 되었다.

 

데프트도 DRX도 각각 데뷔와 창단 이래 거의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끝없이 월즈에 도전했으나 매번 고배를 마셨는데, 그럼에도 마음이 꺾이지 않고 끊임 없이 노력한 끝에 데프트는 마침내 커리어의 황혼기에 가장 극적으로 월즈를 들어올렸고, DRX는 스토브리그부터 치밀하게 준비한 끝에 막판에 그 결과물을 완성하며 드디어 월즈를 우승했으니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또한 2022 롤드컵 주제곡 STAR WALKIN’의 가사이자 대주제인 "Don't ever say it's over if I'm breathing (아직 내가 살아 숨 쉬고 있는 한 절대 끝났다 말하지 마)"와도 유사하다. 2022 롤드컵의 전체 서사를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한 문장으로 함축할 수 있을 정도.

 

 

유행의 원인

1차적인 원인은 발언 당사자인 Deft 김혁규 선수와 그의 소속팀 DRX가 월드 챔피언쉽 최하위 시드부터 각종 쟁쟁한 적들을 대혈전 끝에 꺾고 우승까지 차지하는, '꺾이지 않는 마음' 이라는 문구에 걸맞는 행보를 보이며 LOL 이스포츠 팬들을 감동시킨 것이라 볼 수 있다. DRX의 기적의 행보가 아니었다면, 으레 패배 후 팀원들을 독려하기 위한 발언 중 하나로 묻혔을 것이다.

 

한편 발언 당사자 데프트는 10년의 프로생활, 오랫동안 최정상급의 기량을 유지하며 숱한 커리어를 쌓았지만 긴 선수생활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월드 챔피언십 트로피 단 하나만큼은 얻지 못했었는데, 모두가 기대하지 않았던 팀에서 선수생활 막판에 우승을 차지하였으니 데프트 개인으로 봐도 10년간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결실을 거둔 드라마였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DRX와 데프트의 행보가 매우 드라마틱했음을 감안해도 '중꺾마'의 파급력은 그 이상이었는데, 발언 자체가 범용성이 뛰어난 것이 크다. 스포츠는 물론 삶에서 강조되는 끈기, 정신력 등을 함축하고 있는 문장인지라 대부분의 상황에서 사용하기 매우 좋은 문구다. 단어만 듣고도 의미를 바로 파악할 수 있어 밈의 유래나 의미를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도 확산에 기여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열광하는 '위기를 딛고 역전'하는 상황에 특히 잘 맞는 문장이고 그럴 때 사용되면 더욱 임팩트가 강렬하다는 점도 컸다.

 

한편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이라는 표현 자체가 나쁘게 말하면 오글거리지만 좋게 표현하면 문학적인 느낌인 것도 한몫한다. 실제로 LoL 커뮤니티에선 중꺾마 발언이 발굴됐을 땐 "씹덕같다", "옆자리 베릴이 하는 게임에 나오는 말인 것 아니냐"는 반응도 꽤 있었을 정도.

 

후일담

롤드컵 우승 후 인터뷰에서 데프트 본인이 '꺾이지 않는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언급함으로써 선후관계는 다르지만 어쨌든 실제 데프트가 한 명언으로 남게 되었다.

 

그리고 2022 월드 챔피언십을 우승하고 나서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다시 한 번 해당 멘트를 사용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니까 꿈이 아니라는 게 실감나는 거 같아요. 매일매일 너는 우승 할 수 없다, 부상 이후로 끝났다, 나이가 많아서 끝났다. 많은 얘기들을 보면서 당신들이 틀렸다고 말할 자격을 갖추는 데까지 10년이 걸린 거 같아요.

 

저와 저희 팀의 우승이 저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분들께 희망이 됐으면 좋겠고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입니다. 올 한 해 정말 재밌었고 분에 넘치는 응원해주셔서 살면서 가장 행복한 한 해였던 거 같습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

데프트선수 인스타그램

 

데프트와 비슷하게 '노장 투혼'을 보여주며 기어코 2017 월즈 우승컵을 차지했고 이를 상징하는 주제곡 'RISE'까지 헌정을 받았던 '앰비션' 강찬용은 해당 멘트를 설명하면서 간만에 '강찬밥'에서 강찬용으로 돌아와 부진을 겪는 프로게이머의 아픔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잘하고자 하는 열망과 우승을 하고자 하는 욕망은 보통 데뷔 초창기엔 가득하지만 실력 부진과 안좋은 성적을 받아들이면서 점차 포기하게 된다고. 그러면서 10년 간 단 한번도 꺾이지 않고 끝내 우승을 차지한 데프트가 그만큼 독한 선수라고도 칭찬했다

 

DRX의 열혈 팬인 릴카는 결승전 시청방송 영상 하이라이트를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팬심이라는 제목으로 올렸고, 이 영상에는 DRX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라는 댓글로 화답했다

 

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에서 프로게이머 특집으로 2022년 롤드컵 우승 후 데프트가 포함된 DRX 선수 3명을 초대했는데, 여기서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말에 대해서 데프트가 '기자분이 너무 잘 포장을 해 주셔서...','제가 의도했던 말이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까 제가 한 말로 돼서, 그냥 제가 한 말로 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2022123일자 조선일보에도 1면을 꽉 채움과 동시에 이 유행어를 인용하여 DRX와 데프트의 우승 서사를 보도했다

 

DRX

이렇듯 유행어를 남기고 기적적인 우승을 차지한 DRX였지만, 빛 뒤에 어둠이 있듯 위의 사건으로 인해 주전 선수 5명 중 4명이 이적하고 특히 발언 당사자로 알려진 데프트 또한 담원 기아로 이적하면서 소년만화를 써낸 2022DRX 주전 전원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는 씁쓸한 결말을 남겼다. 단순히 연봉 문제로 재계약이 틀어진 것이 아니라 프론트와 선수 간의 마찰로 인한 재계약 불발인 만큼 더더욱 아쉽다는 여론.

 

22 DRX가 보여준 서사와 '꺾이지 않는 마음' 발언은 이스포츠 팬들에게 길이 남을 역사가 되겠지만, 멋진 드라마를 보여준 팀이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가기를 바랐던 팬들 입장에선 안타까운 결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중꺾마'로 대표되는 뜨겁고 극적이던 DRX의 행보가 팀의 와해라는 차갑고 씁쓸한 에필로그를 남긴 슬픈 엔딩. 다만 이러한 결말이 오히려 소년만화 엔딩에 걸맞다는 반응도 있다.

 

확산

많은 게이머, 인터넷 방송인들이 롤드컵 이후 이 대사를 응용하여 채팅에 쓰거나 방제로 쓰는 등 '꺾이지 않는 마음'2022년 후반 LOL e스포츠 최고 유행어로 쓰이기 시작했다. 중꺾마 파급력 정리

 

심지어 비슷한 시기 진행된 2022년 한국시리즈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대한 뉴스 기사에도 사용되었다. 해당 문구가 종목만 다르지 스포츠 전반에 걸쳐 널리 사용될 수 있는 말이기 때문.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기념하여 시험 당일 SPOTV NOW의 메인화면에 수능시험 문제지 형식으로 스포츠능력시험이라는 배너가 생겼는데, 첫 페이지의 필적 확인란 예시문에 문장 전체가 인용되었다.

 

프로미스나인의 자체 컨텐츠인 채널나인에도 등장했다

 

월드 챔피언십 우승 이후 DRX의 선수들이 각자 다른 팀으로 떠나고, 발언의 주인공인 김혁규 선수 본인도 담원 기아로 이적하면서 담원 팬들도 자주 사용한다.

 

같은 DRX 소속 철권 프로게이머인 무릎은 이를 격투 게임 식으로 바꿔 중요한 것은 다 꺾어버리는 마음으로 인용했다(...)#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

 

SBS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 vs 우루과이 전에서 손흥민의 부상투혼을 소개할 때 이 문구가 인용되었다. SBS 해설을 맡은 이승우, 박지성 해설위원은 이 문구를 듣고 부상과 연관지어 각각 "안 꺾이고 싶어도 꺾일 때가 있다", "꺾일 때는 꺾여야 안 부러진다"라는 말을 남겼다.

 

2022123일 카타르 월드컵 H조 대한민국 VS 포르투갈전에서 대한민국이 21로 역전으로 승리하며 16강 진출이 확정된 후 선수단의 태극기에서도 등장하였다. 11패로 궁지에 몰려서 포르투갈을 반드시 잡고 옆 경기장 내용까지 지켜봐야 했던 와중에 선제골까지 허용한 절망적인 상황이었는데, 그 어려운 경우의 수를 뚫고 해냈으니 참 적절한 명언인 셈이다.

 

다만 선수들이 직접 준비한 건 아니고, 관중의 태극기를 건네받은 것이다. FCSEOULITE에 해당 태극기 제작자의 인증글이 올라왔다. 디시인사이드 국내야구 갤러리에도 올라왔으나, 도용 게시글이다

 

포르투갈전을 본 데프트 김혁규 선수 본인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이 유행어를 일부 인용했다. 전체를 말한 것은 아니고 '중요한 건...'이라고만 적었지만 의도한 바는 누가봐도 중꺾마

 

이제는 지상파에서도 캐치프라이즈에 쓰일만큼 매우 유명해졌다. KBS MBC SBS JTBC 16강 진출 후 공중파에 등장한 '중꺾마'

 

카타르 월드컵 16강 브라질 VS 대한민국전에서 대한민국이 전반전에만 4골을 실점하는 등 일방적인 경기 흐름이 나오자 하프타임 즈음 아카라이브 웹페이지와 앱 메인 화면 상단에 꺾이지 않는 마음이 등장했다.

 

 

여담

  • 안녕하세요, 문대찬 기자입니다. 아무 것도 아닌 단어에 숨결을 불어 넣고, 멋지게 완성시켜 주신 DRX 선수단과 데프트 선수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춤사위를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 DRX가 우승한 후 해당 제목을 썼던 쿠키뉴스의 문대찬 기자가 해당 영상에 댓글을 달았다. 그 단어에 숨결을 불어넣은 것은 DRX 선수단이라며 겸양한 자세를 보였다. 해당 기자가 올린 글의 링크 이 기자는 이후 이 말과 관련하여 따로 기사를 썼다. ‘데프트’에게서 왜 ‘꺾이지 않는 마음’을 떠올렸을까
  • 한편으로는 이 문구가 모바일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에 등장하는 어떤 스킬의 이름과도 같다는 점이 알려지면서,우마무스메에서 따온 문구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다. 기사를 작성한 문대찬 기자는 우마무스메를 기사 때문에 적당히 플레이 한 적이 있다고 밝혀 이에 신빙성을 더했는데,# 이후 인터뷰에서 최근 언급되는 영화나 게임을 참고한 것은 아니라며 부정했다.
  • 본의 아니게 부작용도 생겼는데, 롤드컵 결승 이후 솔랭에서 오버데스나 트롤링을 한 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팀원들 사기를 꺾는 어그로 채팅을 쳐대는 트롤러들도 속출하고 있다. 또한 이적 시장이나 정치판에서 누군가 이해가 안 가는 뻘짓을 하면 '중요한 것은 XXX.'라며 조롱하는 변형도 생겼다.
  • 데프트는 11월 15일 개인방송에서 월즈 결승전 5세트 당시 구마유시가 바론을 스틸했을 때 사실 마음이 꺾였었다고 밝혔다. "이때 마음이 꺾이긴 했어요. 애들 마음이 다 꺾였다. 그래서 저라도 안 꺾인 척 해야 해서..."라며 당시 상황을 얘기했고 이에 팬들은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은 척', '중요한 것은 꺾였다가 다시 펴는 마음'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 데프트와 같은 DRX 소속 게이머이자 철권 E스포츠계의 레전드로 불리는 무릎은 '중요한 것은 다 꺾어버리는 마음'이라고 변형해서 드립을 치기도 했다.# 실제로 무릎은 선수의 생명이 짧은 편인 E스포츠에서 100회 우승을 차지한 몇 안되는 게이머로써 무릎을 보고 꿈을 키운 유망주들이 대회에서 무릎에게 꺾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말 모두를 꺾어버리는 존재로 철권계에 군림하고 있다.
  • 연초의 XX 하면 그만이야 같은 체념에 가까운 밈과 대조적으로, 희망과 굳센 의지를 담은 밈으로서 사회적으로 모처럼 희망을 주는 긍정적인 밈으로서 기능하고 있기에 대중적인 호응도 높은 편이고, 언론에서도 곧잘 사용되는 밈으로 자리잡고 있다. [월드컵] 태극전사가 소환한 '중꺾마'…"올해 최고의 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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