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omantic과 모태솔로
최근 들어 모태솔로이면서
자신이 에이로맨틱 Aromantic인 것 같다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꽤 늘었습니다.
Aromantic이란 무엇인지,
이러한 진단은 어떻게 내리게 되는지,
모태솔로라고 해서
Aromantic일 가능성이 큰 것인지
등에 대해서 말씀드리려 합니다.
Aromantic인 분들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Aromantic이라는 개념은
사실 일반적인 사랑의 개념에서 시작된 게 아니라,
성소수자에 관한 분들이 먼저 이야기기하면서
최근에 화두가 된 개념입니다.
내가 나의 성별을
여자라고 생각하고 여자를 좋아하는지,
남자를 좋아하는지 또는
내가 남자라고 생각하고 여자를 좋아하는지,
남자를 좋아하는지,
내 정체성이 남자도 여자도 아닌 제3의 성별이고,
내가 사랑하는 대상은 어떻게 되는지…
이런 식으로 사랑에 관해서 조금씩 세분화되다가 나온 개념이
Aromantic
(무로맨틱: 누구에게도 로맨틱한 감정을 느끼지 않는)
이라는 개념입니다.
Aromantic의 성향은 고정된 것인가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Aromantic인 시기가
조금씩은 있습니다.
‘Aromantic’이라는 단어로 정의하기보다는
사랑을 못 느끼는 시기가 있어요.
주로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이성에 대한 개념이 아직은 거의 없고,
동성 친구와 즐겁게 노는 것이
핵심 과제이기 때문에
사랑에 관해서 생각을 할 수 없는 단계예요.
최근에 젊은 분들 진료를 하면서 느끼는 점은
본인의 상황이 너무 안 좋은 경우,
경제적인 이유에서 안 좋거나
직장 문제가 생기거나 그런 경우에도
역시 연애에 대한 생각이 없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 환경 때문에 생기는 그런…
연애가 필요하지 않은,
또는 연애를 할 수 없는 그런 시기인 거죠.
그래서 만약에 지금이 그런 시기에 해당된다면,
이건 Aromantic인지 아닌지를
고민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또 다른 측면에서 살펴봐야 할 것은
바로 부모님에 관한 부분입니다.
연애의 시작은 남성호르몬 혹은
여성호르몬에 의한 것도 있지만,
내가 경험한 사랑이 어떠했는지에 따라
분명히 영향을 받게 돼요.
부모님이 사랑하는 또는 내 주변 사람들이
사랑하는 광경을 보면서 ‘사랑을 하는 게 이런 거구나!’,
‘사랑을 받는 게 이런 거구나!’ 이런 것들을 느끼셔야 되는데,
주로 가정환경이 조금 혼란스러우신 경우에는
본인의 사랑을 찾아가는 데 시간이 훨씬 더 걸립니다.
다른 분들은 이게 사랑인지 아닌지 고민하지 않고
‘이거는 사랑이다.’로 시작이 되는데,
부모님의 사랑을 보면서 혼란스러우셨던 분들은
‘이게 정말 사랑일까?’,
‘이 사랑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까?’,
‘쉽게 끝나지는 않을까?’,
‘내 원래 모습을 저 사람이 받아줄 수 있을까?’,
‘저 사람의 원래 모습을 내가 받아줄 수 있을까?’
이런 것들을 고민하게 되면서
사랑을 시작하는 데 집중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랑을 조심하는 데 집중하게 되세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분들이
연애 감정이 없다고 할 때는 본인의 경험,
가정에서의 경험 때문인지 현재 상황 때문인지
이런 것들을 먼저 확인해 봐야 합니다.
즉, 부모님에 관련된 부분들 그리고
본인이 현재 처해 있는 부분들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난 다음에
그분이 정말 Aromantic인지 아닌지가
어느 정도 구별이 돼요.
Aromantic인 분들은 아예 연애 경험이 없는 분들인가요?
Aromantic인 분들도 처음에는
로맨스를 시작하세요.
본인이 노력해서 시작을 하고,
몇 번의 경험을 한 다음에
‘나는 Aromantic인 것 같다.’고
스스로 정의를 내리는 편이지요.
그런데 아직 연애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는
자신이 Aromantic에 해당하는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지요.
정신의학신문 |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3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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